[제 20250525_AI_01호] 2025년 5월 4주차 글로벌 반도체 산업 분석
- 이종욱
- 5월 25일
- 3분 분량
“'반도체 왕국'의 이면…대만에 추월당한 한국, 반전 해법은?”
글쓴이: 이종욱
최근 글로벌 반도체 산업의 지형이 급격히 바뀌고 있다. TSMC를 중심으로 한 대만이 AI·반도체 생태계 전반을 선도하며 ‘AI 시대의 중심지’로 부상하고 있는 반면, 한국은 메모리 중심의 산업 구조에 갇혀 존재감이 약화되고 있다. 엔비디아의 선택, AI 인프라 구축 속도, 인재 확보 전략, 그리고 패키징 기술 경쟁력까지—모든 지표가 대만에 유리하게 기울고 있다. 한국 반도체 산업은 전환점을 맞이하고 있다. 다음은 주요 신문기사를 요약 정리한 것이다.
[1] 대만은 'AI 생태계 국가', 한국은 'HBM 공급처'로 전락
최근 엔비디아가 대만에 제2본사를 설립하고, AI 슈퍼컴퓨터와 R&D 인프라를 집결시키겠다고 발표한 것은 단순한 투자 이상이다. 이는 대만을 AI와 반도체 산업의 전략 허브로 공인한 선언이자, 한국이 핵심 밸류체인에서 밀려났다는 신호다.
대만은 TSMC(파운드리), ASE(패키징), 미디어텍(설계), 폭스콘(AI 서버 제조) 등 모든 가치사슬에 세계적 기업을 보유하고 있으며,
반면, 한국은 HBM 중심의 메모리에 집중되어 있어 AI 생태계 전체에서의 기여도는 제한적이다.
엔비디아가 강조한 “TSMC의 첨단 패키징(CoWoS-L)에 대안은 없다”는 발언은, 한국의 시스템 반도체 및 패키징 경쟁력의 부족을 적나라하게 드러낸다.
[2] 인재·정책·생태계에서 ‘3연패’한 한국
대만의 반도체 경쟁력은 기술력 그 자체보다 '사람과 구조'에서 기인한 전략적 우위에 있다.
대만은 정부-산업-대학이 유기적으로 연계된 인재 양성 시스템을 구축하여 매년 500명 이상의 고급 석·박사 인력을 배출하고 있으며,
IMD 세계 인재 순위에서도 아시아 제조국 중 1위를 기록했다.
엔비디아, AMD, 구글 등 글로벌 빅테크가 앞다투어 R&D 센터를 대만에 설립하고 있는 것도 이 같은 인재 풀과 정책 기반 덕분이다.
반면, 한국은 AI 민간 투자 규모 세계 11위, 데이터센터와 LLM 투자 부족, 정부의 단기 공공사업 위주 전략, 민관 협력 부재라는 구조적 한계를 안고 있다.
[3] 메모리 가격 반등에 웃는 한국, 그러나 구조적 위기는 여전
HBM과 낸드 등 메모리 반도체 시장에서는 긍정적인 조짐이 보인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낸드 감산으로 가격 반등을 이끌었고, 엔비디아의 GB300 슈퍼칩에 HBM3E 12단이 탑재되며 SK하이닉스가 선점하는 성과를 올렸다.
그러나 이는 단기적 수익 개선일 뿐, 산업 구조의 근본적 한계를 벗어나지 못한 현상이다.
HBM은 AI 반도체 원가의 30~50%를 차지하는 고부가 제품이지만, 패키징 기술과 파운드리 역량 없이는 주도권을 잃을 수밖에 없다.
삼성전자는 2나노 공정에 착수하고 있으며, 가격·수율 면에서 반사이익을 기대할 수 있는 환경이지만, 엔비디아의 패키징 발언은 기술력보다 신뢰의 문제임을 시사한다.
[4] 중국은 자립화, 유럽은 확장…한국의 전략 공백 더욱 두드러져
중국은 화웨이를 중심으로 모바일, 차량, 서버, 전력반도체까지 자립화 속도를 높이고 있으며, 샤오미가 자체 AP(애플리케이션 프로세서)를 개발하는 등 자국 생태계 내재화에 총력전을 벌이고 있다.
미·중 무역 규제가 오히려 국산화와 내재화 동력을 자극하고 있는 형국이다.
인피니언 등 유럽 기업들도 한국과의 협력을 강화하며 한국을 차세대 모빌리티 반도체의 핵심 시장으로 공략하고 있다.
이처럼 글로벌 경쟁국들은 전략적 재편과 수직계열화에 집중하고 있는데, 한국은 이들과 경쟁할 명확한 국가 전략과 민간의 주도적 움직임이 부족하다.
[5] 한국 반도체 산업, 어디로 가야 하나?
지금 한국 반도체 산업은 ‘성장 중이지만 뒤처지는 나라’라는 역설에 빠져 있다. 글로벌 수요와 단가 상승으로 단기 실적은 좋지만, 미래 시장 주도권을 놓치는 구조다. 이제는 다음과 같은 전략적 전환이 필요하다.
① AI 시스템 반도체 및 패키징 역량 강화
메모리 의존에서 탈피하고, 국산 GPU, NPU, 엣지 AI 반도체와 같은 AI용 시스템 반도체 설계·제조 강화 필요.
첨단 패키징 기술(CoWoS 대응)을 위한 정부 R&D 펀드, 국제 협력, 장기투자 필수.
② 민관 공동 AI 생태계 및 데이터 인프라 구축
대만처럼 정부가 초기 투자에 나서고, 민간 기업이 혁신을 이끄는 생태계를 조성해야 한다.
LLM, 데이터센터, R&D 인프라에 대한 공공-민간 공동 구축 모델이 필요하다.
③ 고급 인재 양성과 유치 전략
대학원 중심의 실무형 인재 육성 프로그램 확대, 글로벌 유학생 유치, 인재의 사회적 위상 제고가 시급하다.
TSMC처럼 ‘의사 연봉’ 수준의 처우와 사회적 존중 문화가 필요하다.
결론적으로,
2025년 5월 4주차 글로벌 반도체 산업 관련 기사를 분석하면 다음과 같이 요약할 수 있을 것 같다.
“ ‘기술’ 아닌 ‘전략’이 미래를 결정한다”
한국은 여전히 메모리 분야 세계 최고 경쟁력을 보유한 국가다. 그러나 AI 시대의 전쟁은 연산-패키징-시스템-생태계의 전면전이다. 기술이 아닌 전략이 미래를 결정하는 지금, 한국이 반도체 강국의 위상을 이어가려면 제2의 반도체 전략 대전환이 시급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