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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별기고] 반도체 실무교육 수료생 1만 명, 이제 새로운 1만 명을 향해

이종욱
8월 9일
5분 분량

반도체 인재양성의 본질은  ‘아는 사람’이 아니라 ‘할 수 있는 사람’을 만드는 데 있다

글쓴이: 이종욱


Semiconductor Process Technology Academy(SPTA)의 반도체 공정실습 교육 수료생이 마침내 1만 명을 넘어섰다.

숫자만 놓고 보면 하나의 교육기관이 달성한 교육 실적일 수 있다. 그러나 지난 시간을 돌아보면 이 숫자는 단순한 누적 수료생 숫자 이상의 의미를 갖는다.

반도체 산업이 국가 경쟁력의 핵심 산업으로 자리 잡고 있는 지금,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반도체를 알고 있는 사람만이 아니다. 실제 장비를 다루고, 공정을 이해하고, 공정의 문제를 찾아내고, 소자를 직접 제작하고, 전기적 특성을 분석하며, 생산 현장에서 발생하는 문제에 대응할 수 있는 실무형 인재가 필요하다. SPTA의 1만 명은 바로 이러한 문제의식에서 출발한 교육의 결과다.


반도체 경쟁의 다음 승부처는 ‘사람’이다

오늘날 세계 반도체 산업의 경쟁은 더 이상 단순한 기술 경쟁에 머물지 않는다. 미국·중국·대만·한국·일본·유럽을 비롯한 주요 국가들은 반도체 생산시설과 연구개발에 막대한 투자를 진행하고 있다. 동시에 동남아시아 국가들도 반도체 제조, 후공정, 패키징, 장비 및 소재 산업을 새로운 성장동력으로 육성하기 시작했다. 그러나 새로운 공장과 장비를 확보한다고 해서 반도체 산업이 자동으로 성장하는 것은 아니다.

결국 생산라인을 움직이는 것은 사람이다. 장비를 설치하고 공정을 셋업하는 사람, 공정 조건을 최적화하는 사람, 이상 현상을 발견하고 원인을 분석하는 사람, 소자의 특성을 측정하고 수율을 향상시키는 사람, 패키징 과정에서 발생하는 문제를 해결하는 사람이 필요하다. 따라서 반도체 산업의 경쟁력을 결정하는 가장 근본적인 요소 가운데 하나는 ‘얼마나 많은 반도체 인재를 확보하고 있는가’가 아니라 ‘얼마나 현장에 투입할 수 있는 인재를 확보하고 있는가’​에 있다.


반도체 교육은 ‘교과서’에서 ‘현장’으로 확장되어야 한다

반도체는 대표적인 장치산업이자 공정산업이다. 반도체 공정의 원리를 이해하는 것은 중요하다. 그러나 이론을 이해하는 것과 실제 공정을 수행할 수 있는 것은 전혀 다른 문제다. 포토리소그래피 공정을 책으로 공부하는 것과 실제 클린룸에서 웨이퍼를 다루며 공정을 수행하는 것은 다르다. 식각과 증착의 원리를 이해하는 것과 실제 장비를 운용하고 공정 결과를 분석하는 것도 다르다. 소자의 구조와 동작원리를 배우는 것과 실제로 MOSFET을 제작하고 전기적 특성을 측정하는 것 역시 다르다. 패키징의 이론을 배우는 것과 실제 다이싱, 다이 어태치, 와이어 본딩을 수행하고 패키징 전후의 전기적 특성을 비교하는 것은 더욱 다르다. 반도체 산업이 요구하는 인재는 이론을 알고 있는 사람에서 한 단계 더 나아가 직접 해본 경험을 가진 사람이다. SPTA가 공정실습 교육을 시작한 이유도 여기에 있었다.


“교육을 통해 사람을 이롭게 하자”

SPTA의 교육철학은 단순하다. “교육을 통해 사람을 이롭게 하자.”

반도체 산업의 발전에 기여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그보다 먼저 교육을 받은 한 사람이 자신의 능력을 갖추고 더 나은 미래를 만들어갈 수 있도록 돕는 것이 교육의 본질이라고 생각했다. 그러한 생각을 바탕으로 SPTA는 일반적인 이론교육과 다른 길을 선택했다. 교육생이 직접 클린룸에 들어가 공정을 수행하고, 자신의 손으로 소자를 제작하고, 전기적 특성을 측정하며, 결과를 분석할 수 있는 실습 중심 교육체계를 구축했다. 교육과정에는 반도체 소자 및 공정에 대한 이론뿐만 아니라 포토리소그래피, 식각, 박막 형성, 세정, 소자 제작, 전기적 특성 분석 등 실제 반도체 제조공정의 핵심적인 과정이 포함되어 있다. 또한 후공정 영역에서는 EDS 측정, 다이싱, 다이 어태치, 와이어 본딩 등 패키징 실습까지 경험할 수 있도록 교육의 범위를 확장해 왔다. 중요한 것은 장비의 숫자가 아니라 교육생이 실제 공정을 수행할 수 있도록 교육 전체를 하나의 시스템으로 만들었다는 점이다.


1만 명이라는 숫자가 갖는 의미

SPTA가 2026년 8월 8일 달성한 수료생 1만 명은 단순한 교육생 누적 숫자가 아니다. 그동안 SPTA의 클린룸과 실습장비를 통해 반도체 제조공정을 직접 경험한 사람이 1만 명을 넘어섰다는 의미다. 학생에서부터 취업준비생, 대학 및 대학원생, 산업체 인력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사람들이 SPTA의 교육과정을 거쳐갔다. 그 가운데 일부는 반도체 기업에 취업했고, 일부는 대학과 연구기관에서 연구를 계속하고 있으며, 또 다른 일부는 산업현장에서 엔지니어로 성장하고 있다. 이들이 모두 같은 길을 걸어간 것은 아니다. 그러나 적어도 한 가지 공통점은 있다. 반도체를 책으로만 배운 것이 아니라 직접 공정을 경험했다는 것이다. SPTA가 생각하는 실무교육의 가치는 바로 여기에 있다.


1만 명을 만드는 것보다 어려운 것은 ‘교육의 품질’을 유지하는 것이다

교육생 숫자가 늘어나는 것 자체는 어렵지 않을 수도 있다. 하지만 클린룸에서 실제 공정을 수행하는 교육은 이야기가 다르다. 교육생의 안전을 관리해야 하고, 장비를 안정적으로 운용해야 하며, 공정조건을 관리해야 한다. 교육생마다 발생하는 문제도 다르다.

무엇보다 교육생이 실제로 소자를 제작하고 의미 있는 결과를 얻도록 하기 위해서는 표준화된 공정절차와 교육 운영체계가 필요하다. SPTA는 지난 기간 이러한 경험을 축적하면서 교육과정을 지속적으로 개선해 왔다.

결국 1만 명이라는 숫자의 진정한 의미는 1만 명에게 단순히 강의를 제공했다는 것이 아니라, 실제 반도체 공정실습이라는 어려운 교육을 반복적으로 운영하면서 하나의 실무교육 시스템을 만들어 왔다는 데 있다.


반도체 인재양성의 새로운 과제

이제 반도체 인재양성은 새로운 단계로 넘어가야 한다. 과거에는 소수의 대학과 연구기관에서 반도체를 연구하고 교육했다면, 앞으로는 훨씬 더 많은 인력이 반도체 산업에 진입해야 한다. 특히 반도체 생산시설이 확대되고 후공정과 패키징 산업이 성장하면서 현장형 엔지니어와 기술인력에 대한 수요가 더욱 커질 가능성이 높다. 따라서 앞으로의 반도체 교육은 단순히 교육생 수를 늘리는 방향에서 벗어나야 한다. 교육의 표준화, 실습의 체계화, 강사의 전문화, 교육성과의 객관화​가 함께 이루어져야 한다. SPTA가 지금까지의 경험을 통해 얻은 중요한 교훈도 바로 이것이다.

개인의 경험에 의존하는 교육에는 한계가 있다. 교육자가 바뀌어도 동일한 수준의 교육이 가능하도록 교육과정과 SOP, 장비운영, 안전관리, 평가체계를 하나의 플랫폼으로 만들어야 한다.


SPTA가 준비하는 다음 단계: ‘실무교육 플랫폼’

SPTA는 1만 명 달성을 새로운 출발점으로 생각하고 있다. 앞으로 SPTA가 추진하고자 하는 핵심 방향 가운데 하나는 지난 6년간 축적해 온 경험을 실무교육 플랫폼으로 발전시키는 것이다. 이 플랫폼에는 교육과정뿐만 아니라 공정별 SOP, 실습 매뉴얼, 장비운영 절차, 안전관리체계, 교육생 평가방법, 강사 양성체계 등 실제 교육현장에서 필요한 요소들을 하나의 시스템으로 연결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궁극적으로는 특정 교육기관이나 특정 강사의 경험에 의존하지 않고, 일정한 교육환경과 장비가 갖추어진 곳이라면 누구나 일정 수준 이상의 반도체 실무교육을 수행할 수 있는 시스템을 만드는 것이 목표다.

이는 국내 반도체 인력양성에도 중요한 의미를 갖는다. SPTA는 앞으로도 국내 대학, 정부·지자체, 산업체 등과 협력하여 더 많은 학생과 예비 엔지니어들이 실제 반도체 제조공정을 경험할 수 있도록 교육의 기회를 확대해 나갈 계획이다.


그리고 다음 목표는 ‘교육 플랫폼의 해외 진출’이다

반도체 인력 부족은 한국만의 문제가 아니다. 반도체 산업을 육성하고 있는 국가라면 어느 나라든 현장형 인재 확보라는 과제를 안고 있다. 최근에는 베트남, 태국, 말레이시아, 인도네시아 등 동남아시아 국가들도 반도체 산업을 국가 전략산업으로 육성하면서 인재양성을 적극적으로 추진하고 있다. 그러나 반도체 제조시설을 새롭게 구축하는 것과 그 시설을 실제로 운용할 수 있는 사람을 양성하는 것은 별개의 문제다. SPTA가 해외에서 주목하고 있는 것도 바로 이 부분이다.

SPTA가 직접 모든 국가에 교육원을 설립하는 방식보다는, 현지 대학·정부·산업체와 협력하여 SPTA의 실무교육 플랫폼과 교육과정, SOP, Training of Trainers(TOT) 체계를 현지에 이전하는 모델​을 검토하고 있다. 한국에서 축적한 실무교육 경험을 다른 국가의 교육기관과 공유함으로써 해당 국가가 자체적으로 반도체 실무인력을 양성할 수 있는 기반을 만드는 것이다. 이것은 단순한 해외사업 확대와는 조금 다른 의미를 갖는다.교육을 통해 사람을 이롭게 한다는 SPTA의 이념을 국경 밖으로 확장하는 일이기 때문이다.


1만 명에서 다시 시작한다

SPTA가 처음부터 1만 명을 목표로 했던 것은 아니다. 하나의 교육기관이 실제 클린룸에서 반도체 공정실습을 운영하고, 교육생을 지속적으로 확보하며, 교육의 품질을 유지하는 과정 자체가 쉽지 않은 도전이었다. 때로는 교육사업을 계속할 수 있을지 고민해야 하는 어려운 시기도 있었다. 그럼에도 교육을 통해 사람에게 새로운 기회를 제공하고, 반도체 산업에 필요한 인재를 양성하겠다는 생각을 놓지 않았다. 그리고 2026년 8월 8일. 마침내 1만 번째 수료생을 배출했다.

그러나 SPTA에게 1만 명은 도착점이 아니다. 오히려 지금부터가 새로운 시작이다. 앞으로는 지금까지 1만 명의 교육생을 통해 축적한 경험을 하나의 반도체 실무교육 플랫폼으로 발전시키고, 이를 바탕으로 국내 반도체 인력양성에 더욱 기여하고자 한다. 동시에 한국에서 축적한 실무교육의 경험과 시스템을 해외로 확장하여, 반도체 산업을 육성하고자 하는 국가들이 스스로 현장형 인재를 양성할 수 있도록 돕고자 한다.


반도체의 미래는 결국 사람에게 달려 있다

반도체 산업은 끊임없이 변화하고 있다.새로운 공정이 등장하고, 새로운 장비가 개발되며, 새로운 메모리와 로직 기술이 등장한다.

그러나 기술이 아무리 발전하더라도 그것을 이해하고, 운용하고, 개선하고, 새로운 기술로 발전시키는 것은 결국 사람이다. 따라서 반도체 산업의 미래를 준비하는 가장 근본적인 투자는 사람에 대한 투자일 것이다. 그리고 사람에 대한 투자의 시작은 교육이다.

SPTA는 지난 6년 동안 1만 명의 수료생을 배출하며 그 사실을 직접 경험했다.

이제 SPTA는 다음 1만 명을 준비하려 한다. 그리고 그 다음에는 대한민국을 넘어 세계의 반도체 인재양성에 기여하고자 한다.

1만 명의 실적은 지난 6년의 결과이지만, 동시에 앞으로의 새로운 도전을 시작하는 출발점이다. 교육을 통해 사람을 이롭게 한다는 처음의 마음을 잃지 않고,대한민국의 반도체 인재양성에 기여하고,나아가 세계 곳곳에서 반도체 산업의 꿈을 가진 사람들이 자신의 능력을 펼칠 수 있도록 돕는 것. 그것이 SPTA가 1만 명 이후 바라보는 새로운 목표다.

10,000명의 경험을 세계의 새로운 10,000명으로.


SPTA는 이제 새로운 길을 시작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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